깜이와 커피

아내는 집고양이 깜이를 위해 월동용 숙소를 정성스레 마련해 주었었다. 그런데 깜이와 잘 지내고 있는 들고양이 커피가 그 집을 드나들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의 아내는 깜이를 위해 그 집을 현관 안에 넣어두고 깜이만 들여보내려 했으나 허사다. 들고양이 커피가 여전히 그 집을 드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 세계에서 영역 싸움은 철저하고 어느날 그 순위가 정해지면 서열이 철저히 지켜진다. 이웃 고양이인 얼룩이가 우리 집 주변의 최강자라서 위축돼 있는 깜이를 위해 보일 때마다 이 녀석을 쫓아내 보건만 헛일이다.

애착을 가졌던 사랑말 전원주택과의 인연도 금년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굴러온 돌들에게 박힌 돌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접기로 했다. 땅과 집도 그 인연이 따로 있는 듯 하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순리다.
euisuh euisuh · 2024-01-01 07:37 · 조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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