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부부의 아프리카 대륙 여행기 - 오마이 뉴스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10-19 13:11
조회
31
작성일 : 10-06-29 20:49
글쓴이 : 박의서 조회 : 1,230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23518&PA… [729]
여행이 주는 묘미는 장소를 옮긴다는 것보다 생각을 옮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방식을 깨트리고 더 넓은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낯선 땅에서 봉변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긴 하지만, 더 큰 설렘과 환희를 맞보려면 트래킹이 가장 좋을 것이다.

물론 손수 짐을 꾸리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야 하는 수고가 뒤따를 것이다. 버너와 밑반찬과 찌개거리도 직접 배낭 속에 담아 넣어야 한다. 더욱이 함께 잠을 잘 수 있는 텐트는 기본일 것이다. 요즘도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싶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아프리카 대륙에는 그게 유행이란다.

박의서는 22년간 한국관광공사 근무를 한 이후 안양대 강화캠퍼스 학장 겸 관광경영학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틈을 내서 여행길에 올라섰다고 한다. 그것도 젊은이들만이 할 수 있는 트래킹을 그의 아내와 함께 다른 여행객들 틈바구니 속에서 감행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쓴 <로망 아프리카>는 그의 아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남부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한 여행 후기이다. 그들 부부는 미국과 호주와 유럽에서 온 일행들과 어울리며, 트럭을 개조한 버스로 모두 6천여km를 종주했다고 한다.

그들 부부가 둘러본 곳은 최초 크루즈냐 사파리냐를 시작으로, 자유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거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협곡인 피쉬 리버 캐년이 있는 '나미비아', 열대 우림의 희귀 야생동물 낙원으로 알려진 '보츠와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를 자랑하는 빅토리아 폭포의 '짐바브웨' 등이 그곳이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머잖아 치를 월드컵축구로 유명해졌다. 그렇지만 박의서 교수가 그곳을 찾은 것은 희망봉과 로빈 아일랜드가 있는 까닭이란다. 나도 희망봉이 엄청나게 높은 산봉우리인 줄 알았는데, 그곳은 해변을 끼고 등대와 함께 서 있는 곳이었다. 로빈 아일랜드 감옥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권운동가이자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18년 동안 수용된 교도소이기에 더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토록 꿈에 그리던 두 곳을 밟아봤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상상이 간다.

나미비아에 자리하고 있는 '피쉬 리버 캐년'은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협곡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곳은 길이 160km 넓이 27km로 깊이는 550m에 달하는데, 미국 아리조나 주의 그랜드 캐년에 이어 두 번째 규모라 한다. 깎아지른 것 같은 절벽 사이로 뒤틀린 협곡은 드라마틱한 하이킹 코스로 유명하다는데, 책 속에 담겨 있는 사진 한 컷으로도 그곳이 일대 장관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곳이 있다면 아마도 '빅토리아 폭포'가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그곳을 '천둥치는 운무'라고 부른다는데, 책에 나와 있는 사진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거대한 장관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폭포 넓이로는 세계 최대라 하는데, 사람들은 그곳 아래에서 래프팅과 카약과 카누와 번지점프와 헬리콥터 관광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긴다고 하니, 그 또한 신나고 재밌는 일일 것이다.

"이 글과 사진은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우리 부부의 추억을 책으로 각인한 것이다. 우리 부부가 남들처럼 여행담을 술술 풀어내는 재주가 있었다면 이 여행기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여행담을 재미있게 전달할 능력이 없어 아프리카에 관한 우리의 남다른 추억을 사진과 글로 전달하게 된 것이다. 우리 부부 주변의 지인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근황과 아프리카에서의 남다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만족한다."(에필로그)

아무쪼록 젊은이들도 하기 싫어하는 트래킹을 나이든 부부가 이국 땅 남부 아프리카 대륙을 활보하며 샅샅이 훑고 다녔으니 얼마나 감개무량할까. 더욱이 나이가 들면 웬만한 사람들의 참견과 간섭과 눈치를 보는 게 싫다는데, 그것까지 감수하고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곳 대륙을 횡단했다고 하니, 그만큼 생각의 지평을 더 넓게 여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출처 : 나이 든 부부의 아프리카 대륙 여행기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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