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우메라에서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10-19 11:41
조회
33
돌아갈 곳이 있어 좋은 여행

지난 주말과 어제까지 북아프리카 연안 까나리아군도canary islands의 란사로테lanzarote섬에 다녀왔습니다. 마드리드에서 2시간 반 정도의 비행거리에 있는 섬이지요. 쎄사르 만리케cesar manriche라는 유명한 화가가 섬을 지속 가능sustainable하게 개발, 관리하는 캠페인 벌여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요. 추상주의 화가. 설치미술가. 마드리드와 뉴욕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말년에 란사로테섬lanzarote에 정착하여 섬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여생을 바쳤다. 섬 곳곳에 많은 작품을 남겨 란사로테lanzarote가 관광지와 휴양지로 유명해 지는데 크게 공헌하였다.지난 몇 년 간 가보지도 않은 곳이면서 여러 글과 강연에서 섬 관광지 개발과 연출의 모범 사례로 자주 들먹이던 곳이기도 하구요.

여행하기에는 너무 멀어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섬 내 건물의 크기, 색상, 높이 등이 자연친화적이고 만리케manriche의 예술적 감각이 섬 전체에 묻어 있어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만리케manriche가 살았던 중 산간 지대의 저택은 마치 우리 선조들이 자연을 벗하며 살았던 것을 연상시켰는데 만리케manriche 특유의 미술적 감각이 더해져 우리 조상들보다 한 수 위였지요.

기회가 되면 한번 꼭 방문해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마드리드를 베이스로 하여 포르투갈, 남불 등의 농촌관광지를 돌아보고 있는 중으로 마누라의 관심지인 가톨릭 성지 순례도 겸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포르투갈의 파티마fatima성지에 들렀던 길에 리스본도 잠깐 거쳤는데 이 도시 정말 아름다움의 극치더군요! 몇 년 전에 들렀던 평양의 도시개발 모델이 이곳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이번 주엔 마누라의 본명, 벨라뎃다bernadette의 성지인 루르드lourdes 와 함께 이웃의 보르도bordeaux와 생때밀리옹saint-emilion을 둘러 볼 생각입니다. 두 도시 모두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 산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지만 유서 깊은 중세의 건물과 포도재배지로서의 독특한 풍경을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으로 지정한 역사, 문화 도시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곳이지요. 하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santiago de compostela’은 너무 멀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이번 순례여행 길엔 같이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드리드는 UN관광기구인 WTO world tourism organization 가 소재하고 있는 도시여서 틈틈이 강의와 연구 자료도 수집하고 글도 쓰며 지내고 있지요. 이탈리아 근무 경험으로 라틴문화에 익숙한 제게 마드리드 체류는 정말 편안한 일상입니다. 환상적인 햇살, 매니저불한 스페인 와인, 하몽jamón과 멜론으로 대표되는 지중해의 달콤한 과일 등. 마침 WTO에 근무 중인 후배 가족이 아이들 방학 중에 서울에 아파트가 필요하다고 해 집을 서로 스와핑swapping해 큰 비용이 들지 않아 금상첨화지요. 가을엔 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마누라가 여행비용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가능할 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봄의 남부 아프리카 여행도 아주 귀한 체험으로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마침 내년에 남아공의 월드컵도 있고 해서 여행기를 정리해 출판을 해볼 계획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아직까지는 후회 없는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어 좋은 것이라고 했지요. 강화도가 그립군요. 남궁원장님은 물론, 김 박사님, 오 원장님, 우 원장님, 양 국장님 등 지인들에게도 안부를 전합니다.

마드리드의 꿈길 같은 정원, 몬테알토 콰트로monte alto quattro에서.

박 의 서 드림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