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약이겠지요...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1:44
조회
96
나무는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워진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먹어간다고 꼭 아름다워지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세월과 함께 추해지거나 독선으로 흐르기 쉽다. 그래서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공자님 말씀이 있는 것일 게다. 그렇다. 마흔의 자기 얼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 마흔까지 만들어온 자기 얼굴에 대한 책임을 어느 누구에게도 전가할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환갑의 나이는 더 말해 무엇하랴....

나이들어가며 자신을 어떤 틀에 가두어두고 독선으로 흐르는 것이 대개의 늙음의 방식이다. 臨己秋霜 對人春風이 나이들어 가며 중요한 덕목인 이유이다. 나이들어갈 수록 자신을 지킴에 있어서는 가을 찬서리 같이 엄격하되 남을 대할땐 봄바람처럼 따뜻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과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다는 의미일 게다.

대인관계에서 내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띠끌 나무란다는 우리의 속담도 있고 천주교에서는 모든 것이 내탓이요, 내탓이요를 되뇌이며 기도하기도 한다. 그렇다. 세상사 모두 내 허물이다. 내 덕이 부족한 탓일 뿐, 주변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나를 잘 관리하고 내 감정을 잘 통제하면 그뿐이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만 너그러히 관대하게 대하면 그만이다.

스스로 늘 되뇌이고 있는 "나는 행복한가?"도 정말 좋은 주문이다. 내 마음이 편하고 내가 행복하면 주위도 편안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다. 아무리 자신을 달래고 또 달래도 상대방 하기에 따라 곧바로 평상심을 잃게 되는 게 인간의 감정이다. 중국사람들은 현세의 복을 중요시 하고 그래서 늘 부와 행복, 장수를 기원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도 인간관계는 어렵고 또 중요한 모양이다. 신에게 인간관계를 원만히 잘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원이 부, 행복, 장수의 다음 순서이기 때문이다.

지혜로워져야 할 나이에 사람들과의 갈등을 겪는 것은 무었때문일까.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고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에 다름 아니다. 이런 논리라면 현재의 갈등과 불편은 뭔가를 내가 잘 못해왔기 때문이라는 의미이고 내가 변하지 않는 한 미래 역시 현재와 다를 게 없다는 뜻이 된다. 세월이 흘러넘치는 것도 아닌데 미움과 갈등으로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던져버리는 일도 쉽지않고, 면벽하며 혼자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세상엔 아무리 노력해도 미운 관계가 있고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이쁘고 즐거운 관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리적이나 감정적으로 도저히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고 무슨 짓을 해도 짝사랑 할 수 밖에 없는........일종의 궁합과 운명같은 것....

그러구 보니 이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이 그 옛날 당신이 썼던 아래 글에 있었던 것을 까마득히 잊고 지내 왔다니 참으로 한심한 존재구나!  문제는 바로 너야, 이 스튜피드!!

'우리는 어느 날 선량하게 살아가던 일상 중 다른 사람으로부터 까닭을 모른 채로 고통을 당하는 쓰라림을 경험할 수도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관계에서 어떤 경우에 자제심을 발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노여움을 한 번 터뜨리면 주워담기란 영영 불가능해지고 정신에 가해지는 폭력은 육체에 가해지는 폭력만큼이나 상대를 불구자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시간의 도움으로 이러한 노여움과 폭력의 상처들을 치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들이 오랫동안 치유되지 않고 있거나 심은대로 거두지 못하는 일이 있을 때 생활이 그대를 속인다고 속단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선량한 또 다른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입혔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런 기억이 없다면 이생이 아닌 전생의 인연으로 인할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생활이 그대를 속인다고 생각하기 전에 내가 생활을 속인 적은 없는지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옳거니! 갈등의 끝은 세월이 봉합해 주겠지...끌탕하지 말고 세월이나 낚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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