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 아프리카 5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19:35
조회
70

아일랜드 사파리 마운island safari maun 에피소드


 이날 저녁은 또 롯지lodge의 식당에서 사먹는다. 치킨과 포크위주의 뷔페식에 생맥주 한잔 한 후 캠프로 돌아오는데 외국인 일행이 우리에게 합석할 것을 소리쳐 권한다. 인도계 일행이었는데 장작불을 피워놓고 음식을 하며 한잔하는 중이다. 별 생각 없이 조인했는데 맥주도 권하고 위스키도 권해온다. 좀 지나친 친절이다 싶으면서도 자릴 뜨지 못 했다. 한 사람은 내 나이 또래이고 다른 둘은 20대에서 40대이다. 모리셔스moritious1)와 파키스탄에서 온 이 사람들은 수도 가바론gabarone 에서 1,000km를 운전해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무슬림이고 한 젊은이는 가톨릭이라고 했는데 잠시 후 무언가를 우리에게 권한다. 무어냐고 물었더니 마리화나라고 한다. 거절했더니 섹스에 좋다면서 계속 권하다. 이들의 지나친 친절과 향응이 갑자기 부담스러워진다.

 대화중에 이곳에서 전화걸기가 어렵다고 했더니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내놓으며 부담 없이 쓰라며 호기를 부린다. 마음에 썩 내키지도 않고 서울시간을 계산해보니 새벽 5시여서 거절하였다가 결국은 아이들이 궁금해서 전화를 빌려 썼다.

 이들이 만든 양고기 음식은 마늘 등의 양념 때문에 매콤한 게 우리의 입맛에 맞았다. 그러나 더 어울리기에는 부담스러워 10시 쯤 자리를 떴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들의 친절이 고맙지만은 않아 찝찝하다. 아내는 그들의 전화에 우리 집 전화번호가 찍혀있는 것도 꺼림칙하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이튿날 아침 일찍 모코로 투어를 위해 보트 탑승장에 나가 있는데 뜻밖에 그들이 그곳에 나타났다. 아내가 저 사람들 혹시 마피아 아니냐며 불안 해 한다. 나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 캠핑장 주인에게 그들에 관해 물었더니 수도 가바론gabarone에서 온 사람들로 하루 밤을 묵는다는 것과 인도계라는 정도만 안다고 했다. 다만 지난밤에 웬 여자들과 어울려 지내다가 새벽에 들어 왔노라고 했다. 이런 얘길 아내에게 전해주었더니 아내는 더욱 불안 해 한다. 글쎄 사람좋은 사람들인 것 같기고 하고 아님 국제 마피아단의 미끼에 물린 것 같기도 하고. 자고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


모코로 사파리mokoro safari

  

아침 일찍 텐트를 걷고 짐을 챙겨 캠프사이트의 워터프런트로 옮겼다. 워터프런트 가는 길에는 원숭이 떼들이 노닐고 있다. 혼자 짐을 가지고 가던 아내는 중간에 원숭이를 만나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고 했다. 원숭이들도 똑똑해서 여자들한테는 만만하게 군단다.

 델타야영을 위해 모타 보트에 짐과 몸을 실었다. 40여분을 달려가니 모코로 선착장이 나온다. 오는 도중에 하마 세 마리가 물속에서 놀고 있는 것과 조우했다. 하마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때까지 해가 있을 때는 물속에서 지내다가 밤에만 뭍으로 나온단다. 피부가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란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해치지는 않으나 새끼를 낳아 기를 때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변한단다. 초식동물이지만 새끼보호 때는 사람을 공격해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동물이다. 이로써 아프리카 야생동물 빅5 중 표범만을 야생으로 못 본 셈이다.

 우리 일행 일곱 명은 네 대의 모코로mokoro에 옮겨 탔다. 우리 모코로의 폴러poler는 무척 어려 보이는데 나이 서른여섯으로 비교적 영어를 잘 했다. 그는 여섯 살부터 모코로 폴러poler로 일해 먹고 살면서 큰 딸을 대학에 보낸다고 했다. 그러나 폴러poler들은 많고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적어 일주일에 한번 정도, 어떤 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일할 수 있다고 했다. 나머지 시간은 짚풀 공예품을 만들어 모코로 승객들에게 판단다. 영어는 우리 수준보다 잘 해서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더니 관광객들을 통해서 배웠단다. 학교는 한 번도 간적이 없지만 웬만한 영어는 쓸 줄도 안단다. 우리는 강남 학원에 왜 그렇게 사생결단 낼 것처럼 목을 매야 하는 건지.

 두 시간 여를 한가로이 모코로에 몸을 맡기고 있으려니 내리란다. 야영할 곳에 다 왔단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에는 모코로 폴러들이 우릴 대신해 텐트를 이미 설치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텐트를 치는 수고 대신 2박 3일 동안 대소변을 해결할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야 했다. 실은 텐트가 쳐진 곳에서 30여 m 떨어진 관목 숲에 웅덩이를 파는 게 화장실 만들기의 전부다. 삽 하나를 화장실로 향하는 소롯길 입구의 나무 기둥에 세워놓고 볼일을 볼 때마다 이 삽을 가져가 다음 사람을 위해 배설물을 흙으로 덮으란다. 나무 기둥에 삽이 없으면 누군가 화장실을 사용 중이라는 사인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화장실을 만들어 놓고 가져온 짐을 다 풀었는데 프리티네 침랑이 없어졌단다. 가져온 워키토키를 동원해 타고 온 보트와 트럭 등에 모두 연락해 뒤져도 없단다. 프리티네가 풀이 죽어 있다. 좀 쉬려고 우리 텐트에 들어가 보니 프리티네 침랑이 우리 텐트 안에 있는 게 아닌가! 얼마나 민망하던지! 한 바탕의 소동을 겪은 후 야영지의 나무 그늘에서 모처럼 낮잠도 자고 책도 보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갖는다.


오카방코델타okabango delta의 게임워크game walk2)


 한낮의 때악 볕을 피한 다섯 시가 되어 게임워킹에 나섰다. 한 시간 정도 오카방고델타 국립공원의 초원을 걸었다. 에토샤 등의 다른 국립공원은 차에서만 동물구경이 가능한데 비해 이곳은 초원을 직접 걸으며 동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다. 한 시간 여 동안 많은 무리의 얼룩말을 구경했다. 폴러 겸 가이드에 의하면 얼룩말은 보츠와나의 나라동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얼룩말의 검은 색과 흰 색이 흑인과 백인간의 화합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이 나라의 수상도 얼마 전에 영국인과 결혼해서 이런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오카방고 델타에는 말로만 듣던 바오밥나무baobab tree와 모코로의 재목으로 쓰인다는 소시지나무가 많다. 바오밥나무는 사람 대여섯 명이 스크럼을 짜도 안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굵지만 키는 나지막해서 뚱뚱보 난쟁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소시지나무는 소시지 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이 델타를 조심스럽게 헤집고 다니는데 고어웨이go away라는 이름의 토종 새들이 고어웨이, 고어웨이를 외치면서 여기저기서 울어댄다. 마치 야생동물의 낙원에 무단 침입한 우리 인간들을 추방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해질 녘에 캠프로 돌아오니 불을 지펴 지은 저녁이 준비되어 있다. 밥과 닭 매운탕, 카레 등으로 모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살 것 같다. 특이한 것은 모코로 폴러poler3)들이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눈앞에 앉아 잡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식사를 같이 하지 못해 아내와 나는 민망한 마음이었지만 서양 사람들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아침에 모코로를 타고 올 때 페리 운영회사에서 도시락을 하나씩 주었다. 도중에 배안에서 도시락을 먹으려니 폴러poler가 신경에 쓰인다. 점심은 준비가 되었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단다. 그래서 점심 먹을 때 우리 것을 나누어 먹자고 약속했었다. 점심시간 전에 캠프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다. 이런 난처한 일이. 우린 폴러poler에게 도시락을 나누기로 약속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하는 수 없이 미국 젊은 부부에게 귓속말로 양해를 구했더니 의외로 도시락을 나누어 먹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괜한 염려를 했구나. 그래서 큰 부담 없이 우리 도시락을 폴러poler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반갑게 받아 자기들끼리 나누어 먹는다. 알고 보았더니 이들의 식사는 따로 준비가 되지 않고 우리가 식사하길 기다렸다가 남은 음식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다. 구한말 개항 초기, 우리 선조들도 서양 사람들한테 이런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날 저녁은 캠프파이어 옆에서 라울이 준비한 레드와인과 은하수를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운 밤을 즐겼다. 오카방고의 개구리 울음소리는 마치 아름다운 오페라나 은방울소리처럼 곱고 경쾌하게 들린다. 그래서 개구리의 이름도 벨 프로그bell frog라고 한다나....

 다음날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난 일행은 커피와 사과로 간단히 아침을 마친 후 네 시간짜리의 긴 게임워크를 출발했다. 동물들이 더위를 피해 새벽과 저녁에만 움직이기 때문에 동물구경도 그 시간대에 맞추어 진행되기 때문이다. 30분여를 걸었을까. 현지 흑인가이드가 멀지 않은 곳에서 사지 울음소리가 들린다며 우리를 불러 세운다. 아내는 이때부터 겁에 질려한다. 울음소리로 보아 2킬로 정도 떨어진 물 건너인 것 같단다. 물이 아니었으면 가까이 가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앞으로 진행한다. 한 시간 여쯤 걸으니 이번에 버팔로buffalo 두 마리가 앞을 가로막는다. 버팔로buffalo 역시 초식이지만 사람에게 공격을 해오고 그 야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동물이라서 위험하기 짝이 없단다. 20여분을 더 걸으니 광활한 초원이 나왔는데 현지 흑인 가이드가 실망스런 표정을 짓는다. 다른 때 같으면 이곳에 얼룩말 등 많은 동물들이 노니는 곳인데 오늘은 운 나쁘게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단다. 초원을 좀 더 걸은 우리는 캠프로 돌아섰다. 오카방고델타의 아침은 참으로 상쾌했다. 이러니 오카방고델타를 동물의 낙원이라고 할 수 밖에.

 캠프로 돌아오니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시장기가 가득한 우리를 위해 모처럼 따뜻한 브런치가 준비되어 있다. 계란프라이, 베이컨, 콩죽, 구은 빵 등. 입맛대로 배불리 먹고 싶었지만 남은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폴러poler들을 위해 숟가락을 놓는다. 폴러들이 식사를 하는 사이 델타의 신선한 물에 몸을 담근 후 햇볕을 피해 낮잠을 즐긴다. 델타를 가로지르는 큰 수로의 풀숲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오락가락 초원의 풍성한 오찬을 즐기고 있다.

 여행 내내 서양식으로 식사를 해오던 우리 일행을 위해 이날 저녁 쉐프chef 로버트가 아프리카 전통음식을 준비해 놓고는 반드시 손으로 먹어야 한단다. 인도 친구 라울이 고향생각이 난다며 반색을 한다. 자기들도 인도에서 맨손으로 음식을 먹는다면서.

 로버트가 준비한 토속음식은 옥수수반죽maize porridge과 녹말starch을 주로 하여 야채를 섞어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음식에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데 로리가 먼저 음식을 집어 손안에 넣고 주물럭거려서 먹는다. 캠프 사이트 큰 나무 위의 박쥐들도 우리가 먹고 있는 아프리카 토속 음식에 굶주렸는지 이날 저녁 따라 배설물을 유난히 많이 뿌린다. 아프리카의 짙은 어둠을 핑계 삼아 박쥐의 배설물은 음식에도 찍, 얼굴에도 찍, 머리칼과 옷에도 찍찍.

 오카방고의 마지막 원시체험은 멀리서 가늘게 들려오는 야수들의 포효 소리와 함께 사그라져 가는 모닥불처럼 이렇게 슬어져 갔다.


초베국립공원chobe national park의 게임크루즈game cruise4)


 짐바브에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초베 국립공원이 다가 온다. 때마침 홍수가 나서 물이 엄청나게 불어 있다. 초베 지역은 보츠와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하여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에의 국경이 보츠와나와 맞닿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12,000평방 km의 초베국립공원은 25,000마리의 코끼리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어 개체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 일행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리의 코끼리를 목격하였다. 초베 게임크루즈에서는 큰 무리의 버팔로, 악어, 무수한 하마 떼들을 가까이에서 목격할 수 있다.

 이튿날 새벽 우리 일행은 초베국립공원의 게이드라이브를 떠났다. 하루 전에 배를 타고 본 초베국립공원의 내륙을 이번에는 트럭을 타고 구경하는 것이다. 동물들이 해가 뜨기 전에 먹이를 찾아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 일행도 새벽에 움직였다. 공원에서는 하루 전에 보았던 코끼리와 버팔로가 주로 목격되었지만 하이에나, 원숭이, 임팔라 무리들을 추가로 볼 수 있었다.

 같이 동승한 현지 가이드 말로는 버팔로 무리가 있는 곳은 반드시 근처에 사자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 사자를 목격할 수는 없었다. 사자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먹이가 버팔로이기 때문이란다. 반대로 원숭이 떼와 임팔라 무리는 위험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같이 무리지어 움직인단다.


황혼의 석양 크루즈sundown river cruise와 아프리카 민속춤


 드디어 우리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빅토리아폴victoria fall에 도착했다. 케이프타운을 출발한지 20여일 만이다. 오늘은 마침 그동안 매일 같은 강행군으로 몹시 힘들어 하던 아내의 쉬운 네 번째 생일이기도하다. 여행 중 대화에서 일행들에게 아내의 생일 얘기를 했었는데 모두 잊지 않고 축하해 준다. 여행 내내 피곤에 젖어있던 아내의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강행군을 이겨낸 자신감으로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초베캠핑장은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짐바브에 국경의 턱밑이어서 배낭을 챙긴 우리는 바로 국경에 도착해 현지 비자를 받았다. 오늘 아침 일찍 우리는 지난 며칠을 묵은 초베캠핑장을 떠났다. 다른 날과 달리 우린 오늘 90킬로만 운전하여 빅토리아폴victoria fall 타운에 닿았다. 빅토리아폴victoria fall은 세계3대 폭포의 이름이자 이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빅토리아폴 타운입구에서 우리 일행은 이틀 동안 즐길 옵션 투어를 예약했다. 일행은 사자체험, 코끼리타기, 번지점프, 헬기관광 등을 기호에 따라 예약했다. 우리 부부는 빅토리아폴victoria fall의 래프팅을 기대했으나 홍수 때문에 래프팅이 불가능하단다. 나는 아내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선셋크루즈sunset cruise를 예약했다. 아내를 위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아내의 생일을 위해 선셋크루즈를 예약한 것을 안 일행 모두도 아내의 생일을 같이 축하하겠다며 함께 예약을 했다. 크루즈는 오후 네 시에 출발해서 잠베지zambezi강의 선셋sunset을 구경한 후 여섯 시 반까지 돌아오는 일정이다. 일인당 미화40불인 이 리버크루즈는 크루즈 내내 맥주, 와인, 칵테일을 포함한 소프트드링크soft drink를 무한 제공하고 있었다. 멋있는 석양을 앞세우고 화이트와인, 맥주, 칵테일, 폭탄주를 악어고기튀김 안주와 함께 즐기면서 정말 멋있는 생일파티를 즐겼다. 마침 크루즈 탑승객들을 위해 한 무리의 아프리카 공연단의 민속음악과 춤이 탑승장 입구에서 공연되어 아내의 생일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라울은 고마움의 표시로 이들의 음악을 녹음한 CD를 거금 20불이나 주고 구입한다. 축하를 받는 우리가 구입했어야 하는 건데.

 모처럼 크루즈에서 동양인 일행을 만나 한국인줄 알았는데 모두 일본 사람들이었다. 크루즈에 예쁜 흑인 어린이들이 네 명이 탑승해 있어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싫단다. 아마도 이런 제의를 많이 받았었던 모양이다.

 저녁은 캠프장에 생선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일행은 또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캠프 인근의 바에서 맥주를 구입했다. 모처럼 즐거운 분위기가 되었는데 마침 아프리카 원시인 차림의 한 무더기 흑인 보컬그룹이 우리 캠프로 찾아와 춤과 공연을 시작했다. 술이 한잔씩 거나해진 우리는 이들과 어울려 춤을 추며 한여름 밤의 캠프를 즐겼다. 춤을 추던 흑인 댄서가 아내를 끌어내기에 오늘 아내 생일이라고 했더니 아내를 위해 생일 공연과 아프리카 전통의 생일 축하곡까지 흑인 특유의 환상적인 앙상블로 불러주어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생일 파티가 되었다. 여행 내내 캠프생활에 힘들어 했던 아낼 위해 정말 멋있는 피날레이자 청량제가 되어 주었다. 뜻하지 않은 아름다운 마무리에 아내와 나는 감사하고 또 감사해 했다.


빅토리아폭포victoria falls의 다양한 레포츠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천둥치는 운무’라고 불렀단다. 빅토리아 폴 타운에서는 폭포소리에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고 낮에는 폭포가 만들어낸 운무를 따라 청명한 하늘에 무지개가 언제나 걸려 있다. 빅토리아 폭포의 운무와 천둥소리는 상당한 거리 밖에서도 보고 들을 수가 있다. 세계 최대의 폭포 폭의 넓이를 자랑하는 빅토리아 폭포는 매 분당 5억 리터의 물을 쏟아낸다. 빅토리아 폭포의 운무는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국립공원이기도 한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바분baboon과 부시벅bushbuck5)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공원에서는 원숭이들의 음식을 향해 난폭하게 돌진해옴으로 음식물 간수에 조심하여야 한다.

 빅토리아폴 타운에서는 래프팅, 카약, 카누, 번지점프, 헬리콥터 관광, 선다우너 크루즈sundowner cruise 등의 다양한 레포츠와 코끼리타기, 라이언 워크lion walk6), 나이트드라이브night drive7)를 즐길 수 있다. 

 여행 중에 우리 일행에게 강요된 선택 프로그램은 일체 없다. 다만 본인이 원하면 제시된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즐길 수 있고 고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디오나 DVD로 된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이 준비되어 있다.


아프리카 공예품과 물물교환


 긴 여행의 마무리 단계에 오자 길거리의 아프리카 토속 공예품들과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아프리카까지 오기 힘든 곳을 모처럼 왔는데 친지들에게 기념 될 만한 것을 선물해야지.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목각 공예품은 독특하고 토속적이어서 친지들에게 선물하면 좋아할 것 같다. 그러나 길가의 공예품들은 가격과 품질에서 천지 차이다. 특히 빅토리아폴 타운의 관광지 길목에는 공예품 파는 소년들이 늘 아우성이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물건을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티셔츠, 바지, 슬리퍼, 운동화 등의 생활  필수품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공예품을 맞교환하는 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우리가 쓰고 있는 모자, 입고 있는 티셔츠, 신고 있는 운동화와 샌들 모두와 공예품을 교환하자고 아우성이다. 우리도 입던 티셔츠 몇 장과 길거리 공예품을 맞교환하여 짭짤하게 재미를 보았다.

 빅토리아폴 타운 거리의 진기한 모습은 어린 아이들이 1억 원짜리 지폐를 다발로 가지고 다니면서 관광객들에게 강매하다 시피 하는 광경이다. 짐바브에는 살인적인 환율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그래서 길거리의 노점상들은 1억 원짜리 짐바브에 지폐를 미화 1달러에 기념으로 사라고 성화인 것이다.

 야생동물의 뿔에 관심이 많은 나는 빅토리아 폴 타운의 한 기념품 가게에 들러 좋은 가격에 쿠드kudu뿔 한 쌍을 구입했다. 아프리카 빅 5인 사자, 코끼리, 버팔로, 코뿔소, 표범이 멋있게 조각되어 있고 생김새가 힘찬 놈을 골라 부르는 값의 반에 흥정하여 구입했다.

 여행 마지막 날인 이튿날 아침 비행기 시간이 여유로워 같은 거리의 비교적 고급스런 다른 가게에 들러 쿠드kudu뿔의 가격을 물었더니 내가 구입한 가격보다 훨씬 높다. 다행으로 생각하고 돌아 서려는데 야생동물의 부산물은 정부가 발행한 반출증이 있어야 출국 시나 입국 시 반, 출입에 문제가 없다며 나를 불러 세운다.

 황급히 뿔을 산 가게에 들러 사정을 설명했더니 반출증을 구해 주겠단다. 한참 후에 숙소로 반출증을 가지고 나타난 가게 종업원은 반출증 값으로 미화 25불을 더 내란다. 사전에 미리 얘기가 없었음으로 지불할 수 없다고 버텼더니 환불해 주겠으니 뿔을 도루 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숙소의 경비까지 나서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막무가내다.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 공항 tu틀버스 안에서 우리 일행이 기다리는데서 한참을 승강이 하다가 결국 요구하는 돈을 다 주고 돌아섰다.

 그러나 다행히도 짐바브에 공항 출국 때나 우리나라 공항 입국 때 쿠드kudu뿔에 대한 세관 검색은 없었다. 뿔의 조각 때문에 공예품으로 본 것일까?



남부 아프리카 여행메모


날씨와 계절

 날씨는 생활하기에 매우 이상적이다. 덥기는 하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 트럭킹trucking 내내 건기여서 캠핑 중, 비를 만난 적이 없고 매일 밤, 하늘로 뚫린 텐트에서 은하수와 별들을 만끽할 수 있다. 계절은 북반구인 우리나라와 반대이다.


치안

특별히 위험하지 않음으로 상식적인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야간에 위험지역을 혼자 간다거나 현금, 귀금속 등을 보이게 소지하는 것은 도둑을 불러들이는 것과 같음으로 주의해야 한다.


환전

 남아공을 포함한 남부 아프리카 전역에서는 남아공 돈인 랜드가 통용된다, 짐바브에만 별도의 공식 화폐인 짐바브에 달러를 가지고 있지만 랜드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남아공에 도착하면 여행 기간에 필요한 만큼의 환전을 하는 것이 환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남부 아프리카 전역의 도시지역엔 ATM이 설치되어 있어 현금을 찾아 쓸 수 있다. 남부 아프리카 4개국의 환율은 대략 다음과 같으나 실제 여행 시는 따로 확인하여야 한다.

    남아공 :   1 us$ = 7.7 Rand

    나미비아 : 1 us$ = 8 Namibian Dollar(NAD)

    보츠와나 : 1 us$ = 6.5 Pula

    짐바브에 : 1 us$ = 355,021 Zimbabwe Dollar


음식

 원주민들과 어울리지 않는 한 양식이 주식이다. 웬만한 규모의 도시의 수퍼마켓에서는 샌드위치나 재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주유소의 편의점에는 카페테리아 또는 양식당이 있어 따뜻한 음식과 커피를 사먹을 수 있다.


복장

 가볍고 통풍이 잘 되며 세탁하기 편한 면과 기능성 의류가 좋다. 반팔, 반바지 등의 여름  옷이면 충분하지만 일교차를 위해 긴팔과 긴바지 그리고 가벼운 털 옷 한두 가지를 여벌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화장지

웬만한 캠프장의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비치되어 있다. 그러나 오카방코델타와 기타 트럭킹 중의 휴게소에는 화장지가 없음으로 개인용 화장지를 휴대해야 한다.


언어와 에티켓

 영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남미비아의 공용어이며 보츠와나와 짐바브에서도 영어가 통용된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영어 이외에 보통 10여개의 현지어를 구사한다. 아프리카에서는 현지인을 향해 손가락으로 지칭하는 것은 모욕과 같은 것으로 간주됨으로 주의해야 한다.


숙박

 여행 일정에 맞추어 캠핑장과 롯지lodge 또는 샬레chalet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 주유소에는 편의점이 같이 있어 필요한 물건과 물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다.


교통수단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사막 횡단을 위해서는 현지 투어 오퍼레이터tour operator들의 트러킹 서비스trucking service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에어컨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아프리카 사막 횡단과 사파리 투어를 위해 가장 적합한 조건으로 개조되어 있다. 현지 사정에 익숙한 유럽 사람들은 랜드 크루저land cruiser와 자가용을 이용해 사막을 횡단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곳곳에 주유소와 편의점이 있어 운전자들의 불편을 해결해 주고 있고 하루해가 저물기 전에 롯지lodge나 캠핑장에서 머물 수 있다. 단체 여행자들은 에어컨과 의자가 편안한 전세버스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모습도 가끔 볼 수도 있다.


전기

 국내 전기코드나 여행용 멀티코드가 맞지 않는다. 남아공에 도착하면 현지에서 남부 아프리카 용 멀티코드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비자

 남아공은 1개월 이내 체재 시 노비자, 남미비아와 보츠와나는 케이프타운에서 사전 비자, 짐바브에는 국경비자로 비자 피는 30불이며 90일까지 체류 가능.


위생, 예방접종과 비상약

 말라리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며 다른 아프리카와는 달리 황열병yellow fever 예방주사는 맞지 않아도 된다. 여행용 소화제, 지사제, 감기약, 상처용 연고 등 비상약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 여행 중에 살균용 세제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남부 아프리카 여행에는 모기약이 필수품이다.


사파리여행의 필수 휴대품

 타월, 손전등과 여유분의 건전지, 보온용 스웨터, 방수 자켓, 당일용 작은 배낭, 여행용 큰 배낭(프레임이 없는 것), 침낭. 모기약, 썬크림, 썬글라스.



남부 아프리카 4개국 정보


 남아프리카 공화국South Africa


수도 : 프리토리아Pretoria

공용어 : 11의 공용어가 사용되며 이중 많이 통용되는 언어는 영어, Afrikaans, Xhosa,  Zulu 등

종교 : 기독교 65%, 무슬림 2%, 힌두 1.5%, 유대교 1%, 기타 토속종교 27.5%

볼티지 : 별도의 여행용 플러그가 필요하며 우리나라 것과 맞지 않아 현지 구입이 최선

주재공관 :

- 대사관 건물주소 : Greenpark Estates #3,

                    27 George Storrar Drive, Groenkloof,

                    Pretoria 0181, South Africa

- 영사과 건물주소 : S7 Groenkloof Forum Office Park,

                    57 George Storrar Drive, Groenkloof,

                    Pretoria 0181, South Africa 

- 대표 E-mail : korrsa@mweb.co.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