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과 알프스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0:17
조회
196
오랫동안 별러오던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2박3일이 소요되는 지리산 종주를 위해서는 연휴를 이용해야했는데 마침 현충일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산행을 결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 달 전 초하루 영시부터 인터넷을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한 지리산 산장은 예약이 폭주해 접속이 되질 않았다. 결국 종주 일정에 적합하고 시설이 좋은 산장은 예약을 하지 못하고 종주 일정상 무리가 따르고 시설이 노후한 산장에 겨우 예약이 되어 다녀오게 되었다.
생전 처음 경험한 지리산 산장은 기대와는 달리 산장이라기보다는 대피소였다. 열두 명이 같이 움직인 우리 일행은 대부분 50대로서 첫날 묵어야 했던 뱀사골대피소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산행 첫날밤을 하얗게 지새워야만 했다. 군대식 침상 한 칸에 한명씩 잠을 자게 되어있는 대피소 시설은 때마침 연휴를 맞아 수요가 폭주하여 침상 두 칸에 세 명씩 잠을 자야하니 지그재그로 새우잠을 자야만 했고 그나마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자다보니 코고는 소리와 땀 냄새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화장실이었다. 시설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간이식 화장실은 오물처리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악취가 화장실은 물론 취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인근 공간에 까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외국인 등반객들의 코 막는 모습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풍경이었다.
이튿날 종주 길은 열한시간의 긴 장정이었는데 50여 킬로그램의 배낭무게와 전날 밤 불면의 피로가 겹친 상황에서 크고 작은 봉우리를 계속해서 넘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그런데 이런 강행군에 따른 피로보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였던 것은 이 긴 여정에 대피소 이외의 화장실 시설이 전혀 없는 탓으로 종주길 여기저기에 등반객들의 대변이 널려있어 똥파리 떼들이 들끓고 있는 환경이었다.
지리산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지정한 국립공원이다. 종주 중간 지리산 능선에서 바라본 지리산 전경은 그 웅장한 자태가 다른 산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첩첩히 쌓여있는 지리산의 위용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걸쳐있는 장대한 규모로서 알프스의 위용과 견줄만한 것으로서 그 분위기는 알프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압도해오는 것이었다.
알프스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슬로베니아까지를 연결하는 유럽 최대의 산맥으로서 그 아름다움이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 11월 초부터 시작되어 이듬 해 부활절 연휴까지 즐길 수 있는 알프스 스키는 경험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장관이다. 스키어들은 이런 알프스의 스키를 즐기기 위해 일년전부터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코르티나를 비롯한 알프스 전역의 산장들은 스키시즌에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십만 명이 몰려오는 그 많은 알프스 산장에서 새우잠을 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냄새 때문에 화장실에서 불쾌감을 느껴본 적도 없다.
휴가와 휴양지는 쾌적해야 한다. 사람들은 쌓여온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산과 바다를 찾는 것이다. 지리산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국립공원들도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이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예약해야만 숙박이 가능한 시설에 입장료까지 받고 있는 국립공원 산장의 화장실이 불결함과 냄새 때문에 사용하기 역겹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시대착오적인 현상이다. 지리산 산장의 화장실, 상하수도 그리고 쓰레기 처리 시설 등을 하루 빨리 개선하여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리산의 명성에 걸 맞는 쾌적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매년 여름이면 지리산 종주를 한다. 지리산 종주의 매력을 전해 듣기만 하고 나홀로 종주의 엄두를 낼 수 없어 지리산 종주 동호인 사이트에 동반 종주를 희망하는 글을 올려 놓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그렇지만 이제는 동반자가 없어도 형편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여 고즈넉이 종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노고단의 운해와 반야봉 낙조, 연하천을 지나면서 펼쳐지는 지리산의 연봉들, 제석봉의 고사목지대, 통천문, 천왕봉 일출 등 지리산 종주길에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지리산 종주를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다. 그러나 지리산 종주의 진짜 매력은 산행 중 지친 동료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부족한 물과 음식이지만 서로 나눌 수 있는 너그러움이다. 지리산 종주의 진정한 가르침은 완주와 정상 정복만이 최종 목표가 아니며 어려울 때는 우회하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하산할 줄도 아는 것이다. 지리산은 최소한의 무장으로 자신을 비울 때 종주를 허락한다.
생전 처음 경험한 지리산 산장은 기대와는 달리 산장이라기보다는 대피소였다. 열두 명이 같이 움직인 우리 일행은 대부분 50대로서 첫날 묵어야 했던 뱀사골대피소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산행 첫날밤을 하얗게 지새워야만 했다. 군대식 침상 한 칸에 한명씩 잠을 자게 되어있는 대피소 시설은 때마침 연휴를 맞아 수요가 폭주하여 침상 두 칸에 세 명씩 잠을 자야하니 지그재그로 새우잠을 자야만 했고 그나마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자다보니 코고는 소리와 땀 냄새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화장실이었다. 시설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간이식 화장실은 오물처리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악취가 화장실은 물론 취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인근 공간에 까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외국인 등반객들의 코 막는 모습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풍경이었다.
이튿날 종주 길은 열한시간의 긴 장정이었는데 50여 킬로그램의 배낭무게와 전날 밤 불면의 피로가 겹친 상황에서 크고 작은 봉우리를 계속해서 넘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그런데 이런 강행군에 따른 피로보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였던 것은 이 긴 여정에 대피소 이외의 화장실 시설이 전혀 없는 탓으로 종주길 여기저기에 등반객들의 대변이 널려있어 똥파리 떼들이 들끓고 있는 환경이었다.
지리산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지정한 국립공원이다. 종주 중간 지리산 능선에서 바라본 지리산 전경은 그 웅장한 자태가 다른 산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첩첩히 쌓여있는 지리산의 위용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걸쳐있는 장대한 규모로서 알프스의 위용과 견줄만한 것으로서 그 분위기는 알프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압도해오는 것이었다.
알프스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슬로베니아까지를 연결하는 유럽 최대의 산맥으로서 그 아름다움이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 11월 초부터 시작되어 이듬 해 부활절 연휴까지 즐길 수 있는 알프스 스키는 경험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장관이다. 스키어들은 이런 알프스의 스키를 즐기기 위해 일년전부터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코르티나를 비롯한 알프스 전역의 산장들은 스키시즌에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십만 명이 몰려오는 그 많은 알프스 산장에서 새우잠을 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냄새 때문에 화장실에서 불쾌감을 느껴본 적도 없다.
휴가와 휴양지는 쾌적해야 한다. 사람들은 쌓여온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산과 바다를 찾는 것이다. 지리산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국립공원들도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이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예약해야만 숙박이 가능한 시설에 입장료까지 받고 있는 국립공원 산장의 화장실이 불결함과 냄새 때문에 사용하기 역겹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시대착오적인 현상이다. 지리산 산장의 화장실, 상하수도 그리고 쓰레기 처리 시설 등을 하루 빨리 개선하여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리산의 명성에 걸 맞는 쾌적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매년 여름이면 지리산 종주를 한다. 지리산 종주의 매력을 전해 듣기만 하고 나홀로 종주의 엄두를 낼 수 없어 지리산 종주 동호인 사이트에 동반 종주를 희망하는 글을 올려 놓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그렇지만 이제는 동반자가 없어도 형편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여 고즈넉이 종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노고단의 운해와 반야봉 낙조, 연하천을 지나면서 펼쳐지는 지리산의 연봉들, 제석봉의 고사목지대, 통천문, 천왕봉 일출 등 지리산 종주길에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지리산 종주를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다. 그러나 지리산 종주의 진짜 매력은 산행 중 지친 동료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부족한 물과 음식이지만 서로 나눌 수 있는 너그러움이다. 지리산 종주의 진정한 가르침은 완주와 정상 정복만이 최종 목표가 아니며 어려울 때는 우회하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하산할 줄도 아는 것이다. 지리산은 최소한의 무장으로 자신을 비울 때 종주를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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