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서
2026.07.10
은퇴와 동시에 이사해온 춘천 생활이 어느덧 만 9년째다. 뒤돌아보니 세월 참 덧없다. 딸들이 먼저 와 살고 있어 뼈를 묻을 계획으로 왔었는데 뜻하지 않은 일로 연말에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할 형편이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춘천은 더 이상 정겨운 곳이 아니다. 사람 참 간사하다고 할 수 밖에... 그러나 춘천은 여전히 은퇴생활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곳임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한번 마음이 떠나니 모든 게 심드렁해진 것이다. 그렇다고 서울로 돌아간다고 해서 이 세월에 날 기다리는 것이 있을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는 오랜 객지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푸근함과 친구들 곁으로 돌아간다는 설레임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돌아간다고 특별할 것은 없는 것이나 춘천에 남는 것 역시 더 이상 덧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과 '여기'가 가장 소중한 세월이자 장소인 것이다.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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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경영론 6판』 저자 소개 박의서 교수는 22년간 한국관광공사의 뉴욕, 밀라노 등 글로벌 현장에서 발로 뛰며 얻은 컨벤션·전시 기획 실무 노하우를 학문적으로 녹여낸 『MICE산업의 이해』를 저술한 후 이를 증보하여 『MICE 산업론』으로 발전시켜왔습니다. MICE 산업이 한국의 주요 관광산업으로 성장하던 초기에 『MICE 산업론』은 대한민국 MICE 전공자들과 실무자들의 필수 지침서이자 길잡이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대학 평가 경영경제학 부문에서 최다 인용 도서 최상위권의 하나로 오르면서 오늘날 많은 대학의 관광·호텔경영학과에서 MICE 관련 과목이 개설되는 학문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박 교수의 가장 독특한 학문적 공헌은 관광을 단순한 소비행위가 아닌 문화적·역사적 경험으로 해석한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기록 따라 떠나는 한국고전기행》과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 기행》에서 고전 문헌, 여행기, 탐험 기록을 통해 관광학과 역사학을 접목하고 관광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관광을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학습과 성찰의 과정으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박 교수는 역사와 지역문화의 이해, 세계시민 의식, 문화유산 보존 등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이는 오늘날 체험관광, 교육관광, 문화유산관광, 지속가능관광과 맞닿아 있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박 교수의 저술 활동은 전문 연구서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독자를 위한 여행기로도 그 영역을 넓혀옴으로써 관광학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관광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교육적·인문학적 활동으로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박 교수는 연구자이자 관광 해설자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 교수의 홈페이지 www.euisuh.com을 방문하면 그의 민낯과...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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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사람의 인연도 따로 있는 것일까? 우연히 터를 잡은 괴산 청천에 사촌동생과 고종사촌 동생도 옹기종기 모여살게 되었다. 이건 어쩌면 이 곳에 터를 마련해준 조상의 음덕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낯선 타향에 어찌 사촌들이 이렇게 모여살 수가 있단 말인가!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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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서
2026.06.20
수도권에 오래 거주하던 친구가 고향 조치원으로 직장을 잡아 내려가면서 그 동안 뜸했던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을 정례화하고 있다. 집에서 푹 쉴 나이에 건축 현장의 전기 감리단장을 맡으면서 법인카드를 쓸 수 있게 되면서이다. 친구는 모임 때마다 단톡에 모임 사진을 올리면서 세 시간 거리의 내 게도 참석을 유혹하고 또한 직접 권유해 오기도 했다. 그래서 모처럼 참석하게 된 불알친구들과의 모임은 오랜 세월 고향 떠나 모여왔던 사회적인 관계와는 전혀 다른 따뜻한 분위기였다. 이리저리 굴곡도 있었고 오랜 동안 함께 할 수 없었던 관계였지만 속 터놓고 격의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객지 벗들과의 모임과는 천지 차이의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모처럼 수구초심이라는 말을 심신으로 체험한 저녁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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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민경/민희 엄마께 May 18 '93 공항으로 나오면서 어쩐지 심기가 불편하여 커피 카페인이 떨어진 탓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사실인 즉 집과 당신을 떠나기 싫었던 때문이었던 것 같소. 그 전엔 이런 기분이 든 적이 없었는데 한편으론 세월 탓인가 싶기도 하오. 사실인 즉은 지난번에 어처구니없는 전쟁(?)을 벌이고 난 후 이틀 동안 배회하면서 가정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꼈던 탓이 클 것이오. 평소에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지내왔었지만 우리에게 가정이란 이렇게 소중하게 존재해온 것이지요. 그리고 가정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소. 당신과 아이들 그리고 할머니가 아니겠소. 그리고 이렇듯 소중한 인연을 지켜주고 있는 것은 하느님의 은혜와 그 품안 덕분이겠지요. 경유지, 방콕에서의 하루 밤은 불편했던 심기의 연장으로 몹시 피곤했었지만 이곳 후아 힌에 와서는 억지로라도 당신과 동반해 오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기만 하오. 이곳은 마치 미국의 마이애미나 포트 마이어와 같이 깨끗하거니와 해변 역시 끝없이 뻗어있는 풍경이오. 이곳 사람들 말로는 이 아름다운 해변은 태국 Royal Family의 휴양지라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주최 측인 UNESCO가 많은 신경을 써주어 참가자 모두는 해변이 끝없이 펼쳐진 좋은 호텔에 묵고 있지요. 호텔도 새 건물인데다가 객실이 어찌나 큰지 우리 식구가 다 왔어도 충분한 정도지요. Tourism과 Education을 주제로 한 워크숍도 매우 유익한데 오늘은 각 국 대표들 앞에서 내가 제일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끝냈지요. 하지만 아직도 다른 나라 사람들을 따라잡으려면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절감하고 있소. 아무튼 이번 기회는 나에게 여러 가지로...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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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서
2026.05.11
중학교 3학년 손주의 쓰임새가 늘어난 거 같아 용돈을 더 챙겨주려 했더니 동생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됐다.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이니 형아에게 더 챙겨주겠다고 설득하면 납득할 일이건만 막내 이 녀석이 입양된 경우라서 차별하기가 싫다는 게 내 딸이자 제 엄마의 생각이다. 할아버지/할머니로서는 차별할 마음이 1도 없건만 받아들이는 쪽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입양이 어렵다는... 어쨌거나 용돈주면서 마음 상하게 할 일은 없을 것이므로 할아버지/할머니가 양보하기로 한다.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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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 보다 한 살 위이고 학년도 한 해 위인 성희는 그보다 한 살 위인 동네 골목대장에게 절대로 굴하지 않고 대들며 싸웠다. 그러나 골목대장과 동갑부터 그 이하는 성희를 빼놓고는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대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만 대장보다 두 살 아래인 늙은이 동갑네기가 열 한 명이나 있었는데 그 중에는 늙은이가 대장이었고 그 들 중 아무도 늙은이에게 감히 도전하는 친구들 역시 아무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배급되던 미국 원조의 옥수수 가루 등을 늙은이가 갈취해도 아무도 반항하지 못했다. 지금으로 보면 늙은이는 학폭이었던 것이다. To be continued...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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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칸도 없이 서울 생활하던 직장 초년 시절. 이문동 외국어대학 동쪽 작은 구릉으로 연결되는 언덕에는 우체부 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가 있었고 청년은 이집의 작은 방에 전세로 입주하여 광화문 근처 사무실까지 출근하고 있었다.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연탄아궁이가 유일한 난방 수단이어서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고 온기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지난하고 번거로운 일과였다. 그런데 집주인 아주머니는 오밤중에도 일어나 아궁이의 연탄불을 갈아주는 번거로움을 전세살이 내내 감당해 주었었다. 이 좁은 방에 청년의 동생까지 합류해 살다가 결혼하게 되면서 이 고마운 아주머니는 동생의 결혼식까지도 와주었었다. 이런 고마운 아주머니와는 어찌어찌하다가 연락이 끊겨 세월이 지난 후 청년이 다시 찾은 이문동 고갯길은 아파트촌으로 변해 버려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당시만 해도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던 시절이었지만, 부부 모두 전라도 출신인 우체부와 세탁소 아주머니는 그야말로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선한 분들이었다. 이 시절 고단하게 지내던 먼 친척 아저씨인 청년을 뒷바라지 하겠다며 상경해 있던 고향의 외 조카뻘 아가씨와도 한 동안 취식을 같이 했었는데 그 아가씨와도 연락이 끊긴 것은 물론 생존 여부조차 알고 있지 못한 채 무상한 세월 탓만 하고 있는 늙은이 신세다.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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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껏 내질러도 축구공은 헛발질이거나 앞으로 뻗어가질 않는다. 그린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샷을 날려도 골프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기만 할 뿐이다. 이 세월에 왜 이리 좌절스러운 꿈만 꾸고 있단 말인가. 현실도 꿈도 모두 평안해야 할 세월이건만....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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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서
2026.02.03
초등학교 6학년 올라가는 손주는 목욕탕과 찜질방 가기를 무척 좋아한다. 자주 동반해서 등도 밀어주고 식혜도 사 주면 좋으련만 수영장을 즐겨찿는 할아버지와는 취향이 달라 일년이면 한 두번만 같이 움직이게 되어 많이 아쉽다. 손주들 머리가 커지고 또 두 손주 모두 대안학교의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대화할 기회도 딱히 없으니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 주말 모처럼 손주와 약속이 잡혀 목욕탕과 찜질방에 동행했다. 시간과 날자를 잡는 전권은 당연히 손주에게 주어졌고 찜질방에서의 음식 메뉴 선택권 역시 손주에게 우선권이 주어진 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찜질방에 누워 손주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담임 선생님, 여자 친구 그리고 기숙사 룸메이트 등에 관해 질문을 했더니 아주 독자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신경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 답변이었다. 이 손주는 백일 때 공개 입양되었는데도 아빠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아무런 구김살 없이 잘 성장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박 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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