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타격 2006 05 08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2:12
조회
292
https://www.gtn.co.kr/home/news/news_view.asp?news_seq=22877&s_key=%B9%E6%B0%FC%C7%CF%B0%ED%20%C0%D6%B4%C2%20%C1%B6%B7%F9%20%C0%CE%C7%C3%B7%E7%BF%A3%C0%DA%20%C5%B8%B0%DD

동남아에서 시작된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인체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보고됐던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이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공식 확인된 데 이어 덴마크에서도 감염 의심사례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조류 인플루엔자는 근년에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라 20세기 초반 이미 스페인 등의 유럽에서 발생해 당시 수백 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기록이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193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 않다가 1983년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에서 다시 발생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는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약병원성을 비롯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전 세계를 불안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조류에게 발생하지만 종간 벽(interspecies barrier)을 넘어 사람에게도 감염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인체에 감염될 경우 고열과 심한 호흡기 관련 증상을 유발하면서 폐렴이나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하게 되는 등 치사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의 인체감염으로 1997년 홍콩에서 6명이 사망한 이래, 2006년 2월 현재 베트남 42명, 인도네시아 18명, 태국 14명, 중국 8명, 터키 4명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희생자가 집중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에 충북 음성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나 약병원성으로 인체에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최근에야 인체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자가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 전 세계 가금류 유통량의 약 90%가 사육되고 있는데다가 이들 지역에서는 가금류 사육장과 주거 공간이 대부분 분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 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는 우리와 상호 교류가 계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어 우리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 십여 년간 주기적으로 발생해온 쓰나미, 사스, 테러, 외환위기 등은 그동안 우리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왔다. 이런 대규모 재난들의 대부분은 사전에 예고되지 않아 대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는 여행업계의 대비에 따라 얼마든지 그 폐해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조류 인플루엔자가 관광산업에 초래할 심각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 자체는 물론 관광협회 등의 관련 단체나 문화관광부 등의 당국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듯 해 안타깝다.

아직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이 아니어서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AI 인체감염 국가의 방문을 규제할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이들 지역 취항 항공기의 소독 및 청소, 항공사 승무원 대상 의사(疑似)환자 탑승 발견 시 대처요령 교육 등의 적절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밖에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 청결 유지, 닭·오리 등 가금류 완전히 익혀 먹기, 국외 AI 인체감염 현황에 대한 적절한 보도와 홍보, 감염 지역 방문자 대상 개인 안전수칙 교육, 관련 웹사이트 운영 등 관광업계와 당국의 조류 인플루엔자 폐해 예방을 위한 조직적인 캠페인이 절실한 시점이다. < 박의서·안양대 교수 2006 05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