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과연 중요한 산업인가
MICE 과연 중요한 산업인가
비교적 생소한 용어인 MICE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파고들고 있다.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약어인 이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사회․문화적 파급 효과에 주목하여 정부는 물론 각급 지방자치단체들도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경쟁적으로 투입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 COEX와 일산의 KINTEX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열세 곳의 대형 전시컨벤션센터가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 전주, 수원 등에서도 유사한 기능의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각급 지방정부들이 이런 치적용 건설에 경쟁적으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한편 정부는 정부대로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인 MICE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지정하여 집중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MICE산업의 중요성을 거창하게 주창을 하면서도 정부는 그간 MICE산업의 규모와 파급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MICE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시한 고용효과와 산업규모 등은 우리나라만의 자의적인 통계들이었다. MICE산업의 국제간 비교 분석에 있어서도 국제협회연합(UIA)이 제시한 단순 통계를 인용하여 2014년도의 경우 한국이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세계 4위, 서울은 전 세계 주요 도시 순위에서 5위라는 개최건수 위주의 단순 통계를 인용해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MICE산업이 독자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을 평가받으려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 사례와 같이 MICE산업의 GDP기여도, 자동차나 정보통신산업 등 다른 산업과의 비교 우위는 물론 다른 나라 MICE산업과의 비교를 통해 그 규모와 중요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11년도 기준으로 MICE산업의 직접적인 GDP 기여가 1061억 달러, 고용 창출 165만개, GDP 기여에서도 숙박산업보다는 낮고 자동차산업보다는 높다는 비교 우위 제시를 통해 MICE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국제적으로도 상호 비교가 가능해야 하는데 미국 등의 선진국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의 통계 기준을 적용한 통계치를 제시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제적인 기준을 가지고 MICE산업의 중요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MICE산업에 대한 투자도 하드웨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테면 MICE산업의 한 축인 전시디자인장치업은 그 규모는 영세하지만 전국적으로 천오백 여 중소기업들이 3만여 명의 젊은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분야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전시장 내 디스플레이장치업이 터무니없게도 전문건설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관련 중소기업들이 각종 인허가와 투융자 등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의 시정을 위해 관련 협회가 과거 수년간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관련 부처와 국회를 찾아다니며 이의 시정을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아직까지도 마이동풍인 상황이다.
대통령은 최근 청년 일자리 펀드 조성을 위해 주머니돈까지 내놓으면서 유력 인사들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런 이벤트성 제스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 실질적인 고용 창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의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