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속의 경제학 - 중국 관광산업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2:05
조회
237

중국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오래 전에 3년을 넘게 체류했던 이탈리아와 우리의 공통점을 꼽아보라면 좀 허풍을 인정한다 해도 천 가지도 넘게희한하게도 닮은꼴들을 나열할 수 있을 것 같다.(이탈리아 사람들은 우리 문화에 이해가 깊지 못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중국에 관해서는 우리 모두 조금씩은 전문가연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그만큼 중국과 우리는 문화역사 그리고 지리적으로 오랜 동안 이웃하면서 교류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 회갑 동안 죽의 장막 안쪽에 신비스런 모습으로 숨겨져 있던 중국이 우리에게 다시 다가와 그 옛날처럼 때로는 위협적인 존재로 때로는 친근하게 어울리게 된 것은 관광이 그 물꼬를 다시 텃기 때문이다. 1972년 핑퐁외교로 비롯된 닉슨의 방중으로 열리기 시작한 중국의 문지방은 불과 30년 만에 그 문을 열어준 미국을 제치고 관광무역투자 등 경제 교류의 모든 면에서 우리의 최대 파트너로 변모되어 있다이제 중국은 우리에게 운명적으로 뗄 레야 뗄 수 없는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관광만 하더라도 중국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과 미국 때문에 우리의 안중에도 없었던 시장이다그러나 2005년 말 통계를 보면 한중간의 관광교류는 중국인 71만 명이 우리나라를 다녀가 63만 명이 다녀간 2004년에 비해 13%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인의 중국 방문은 296만 명으로 235만 명이 방문했던 2004년에 비해 무려 27%나 증가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반면지난 수십 년간 우리의 최대 파트너였던 미국인들은 53만 명만이 우리나라를 다녀갔고 그나마 2004년의 51만 명에서 겨우 4%의 성장세를 보여 양국간의 교류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중국과는 더 이상 비교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 주고 있다.

 세계 속의 중국 관광산업 규모를 보더라도 세계관광기구(UNWTO)의 최종 통계인 2004년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관광객을 가장 많이 유치한 나라는 프랑스로 7,512만 명이었으며 중국은 스페인 5,243만 명미국 4,608만 명에 이어 4,176만 명을 유치함으로써 서구의 전통적 인기 관광대국들을 맹렬히 위협하고 있다관광 수입에 있어서도 중국은 257억 달러를 벌어 미국(745), 스페인(452), 프랑스(408등에 이어 세계 7위의 관광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참고로 우리나라는 같은 해 61억 달러를 벌어 세계 27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2003년도에 세계에서 관광객을 가장 많이 송출한 나라는 독일로서 7,460만 명이 해외여행을 하였으며중국은 영국 6,142만 명미국 5,618만 명 등에 이어 2,022만명을 해외로 송출하여 9위를 기록하였고 아시아 최대 송출 규모를 자랑하던 일본은 15위인 1,330만 명을 기록하여 중국에게 일찌감치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관광 지출에 있어서도 독일(646), 미국(597), 영국(485등에 이어 세계 7위인 152억불을 해외에서 소비하여 중국은 관광교류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3년 기준으로 중국 국민 1인당 GDP는 1,083불에 불과하지만 1억 이상으로 추산되는 부유층은 자가용과 고급 주택을 소유하고 해외여행과 여가 소비가 왕성해 결코 만만하게 볼 시장이 아니다소득 격차는 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조화로운 사회 실현이 정책 목표이지만 경제 전반에 있어서 개혁개방 정책의 기조인 선부기래’(先富起來일부 사람들이 먼저 부유해져 가는 것)가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다이에 따라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해만국박람회 개최까지는 높은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며 관광 시장도 동반하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실제로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20년 경 중국은 세계 최대 관광목적지로 발돋움하고 관광객 송출 규모에 있어서도 매년 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면서 세계 4위의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 정부차원에서 관광 개발과 진흥을 총괄하는 기관인 중국국가여유국(中國國家旅遊局)은 2020년까지 중국 입국 관광객을 2억천만 명까지 늘리고 관광외화 수입은 58십억 달러 그리고 국내 관광 수입을 2,100 십억 유안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관광 수입이 중국 GDP의 10% 규모를 차지하게 되어 관광산업은 소비와 외환보유고 증대산업구조 개편고용 증대빈곤 해결 등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런 점에 주목하여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붉은 여행’(red tourism)이라는 이름의 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입안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붉은 여행’ 촉진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공산당 혁명 근거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여 2010년까지 관광객 수를 18% 증가시킨다.

 둘째중국 내 12개 주요 관광지역을 우수한 테마용이한 접근강력한 매력 등으로 특징 지워 개발한다.

 셋째약 100여개의 표준 붉은 관광지역을 집중 육성하며 이 중 40%는 AAAA급 수준나머지 80%는 AAA수준까지 끌어 올린다. 50개의 관광지역을 2007년까지 매일 5십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육성하며 2010년까지 이러한 지역이 80%에 이르도록 한다.

 넷째혁명의 역사 · 문화유산의 발굴보호전시홍보가 세계수준에 이르도록 하며계획기간 중 문화 유적 시설은 국가적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중국 관광 당국은 이 붉은 여행’ 프로젝트를 통해 2010년까지 200만개의 직접적인 고용과 1,000만개의 간접적인 고용 창출 그리고 약 1천억 유안의 관광수입을 추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괄목하게 팽창하고 있는 중국 관광산업의 규모를 반영하여 중국에는 2003년 현재 3십만 개 이상의 관광 관련업이 성업 중이다세부적으로는 8만여 개의 등급 호텔과 2십만 여개의 게스트하우스, 1,300여개의 국제여행서비스업, 12,000여개의 국내여행서비스업이 영업 중이며 모두 39백만 명이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중 650만 명은 직접적, 3250만 명은 간접적인 종사원이다중국 정부는 181개의 베스트 관광도시를 지정지원하는 이외에 주요 관광 명소 3,409곳을 선정하여 이중 가장 우수한 AAAA급 443개소, AAA급 173개소, AA급 648개소, A급 94개소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관광자원 대국인 중국은 지난 20년간 관광산업의 모든 면에서 거대 아시아 관광국으로 발전해 왔다새로운 세기를 맞아 중국은 거대 아시아 관광국에서 거대 세계 관광국으로의 변모를 추구하고 있으며 관광목적지로서의 중국에 관한 해외마케팅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관광 당국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북경올림픽과 상해만국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공격적이고 선진적인 관광마케팅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건강과 휘트니스 중국관광’(China Health and Fitness Tour), ‘중국 민속예술 관광’(China Folk Art Tour), ‘중국 요리왕국 관광’(China Culinary Kingdom Tour), ‘라이프스타일 따라잡기’(Catch the Lifestyle), ‘2008년 베이징올림픽 관광’(‘Welcome to China-2008 Beijing’ Olympics Tourist Promotions) 등의 주제로 매년 차별화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사례로서 건강한 중국인의 삶행복한 삶을 즐기는 중국인들과 역동적인 중국을 표현하는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의 긍정적 미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과 우리는 좋거나 싫거나원커나 원치 안커나 간에 밀접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며 관광분야에서 이런 중국과 한 배를 탄채 적절히 협력해 나가는 것은 우리 관광의 장래를 결정하는데도 매우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