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학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1:58
조회
215
http://www.gtn.co.kr/readNews.asp?Num=42717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행은 젊은이들의 인격을 수양하고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덕목으로 권장되어 왔다. 신라의 화랑도 양성과 18세기 서양 명문가 젊은이들을 위한 교양 형성과정의 필수였던 그랜드투어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여행이 권장되어온 것만큼이나 여행기도 문학의 한 장르로 발전하여 와 많은 기행문학 작품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우리 민족 역시 음주가무를 태생적으로 즐겨온 것과 함께 여행도 즐겨 해서 적지 않은 기행문학이 전해져 온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여행기는 신라의 승려 혜초가 고대 인도의 오천축국을 답사한 뒤 남긴 왕오천축국전일 것이다. 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프랑스 학자 펠리오에 의해 중국 감숙성 돈황의 천불동에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당시에 쓰여 진 여행기와 현재의 지형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어 놀라움을 더하고 있다.
혜초 이후의 우리나라 해외 여행기는 홍순학의 연행가 등 조선시대 때 사신으로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의 연행록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조선 정조 때의 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한문으로 기록된 기행문학이며 김진형의 북천가, 김인겸의 일동장유가 등은 여행가사이나 넓은 의미의 기행문학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구한말 개화기의 유길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방 기행문인 서유견문록을 남겼다.
서양의 기행문학은 우리의 그것에 비해 훨씬 역사가 길고 종류도 다양하다. 호머의 오디세이는 그 내용의 대부분이 기행문학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도 넓은 의미의 기행문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중세말경에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이븐 바투타의 삼대륙 주유기가 당시로서는 미지의 세계인 동방의 실상을 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행문학이다. 몽테뉴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라틴 유럽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는 기행문학으로 소위 그랜드 투어를 이끌어 낸 작품들이다. 프랑스 식민 지배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앙드레 지드의 콩고기행에서 보듯 18세기 이후에는 식민지 관찰에 대한 보고가 많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비롯한 유토피아 문학이 지리적으로 먼 이상국을 설정하고 있는 것도 기행문학과 무관치 않다.
중국 당나라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는 기록 중심의 인도 여행기지만 후일 소설 서유기의 바탕이 된 기행문학이다. 송나라의 법현이 쓴 불국기 역시 인도 왕복을 기술한 책이지만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와 이백은 중국의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여정(旅情)을 시에 담아 남겼다.
요즈음 서점에 가면 각종 여행기가 범람하고 있어 여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게 한다. 여행기 한권 써보길 염원했던 필자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 후기를 정리해 출간했더니 여행작가라는 타이틀로 온라인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편으론 어색하면서도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호칭이다.
그렇지만 각 종 여행 블로그에 좋은 글과 사진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줍지 않은 여행기의 출간은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여행기들은 서점의 여행기 코너를 한 달도 지켜내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독자들은 독자들대로 범람하고 있는 여행기 중에 좋은 책을 골라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여행기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말의 성찬이 아닌 진솔한 경험을 책에 담아낼 때만이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행은 젊은이들의 인격을 수양하고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덕목으로 권장되어 왔다. 신라의 화랑도 양성과 18세기 서양 명문가 젊은이들을 위한 교양 형성과정의 필수였던 그랜드투어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여행이 권장되어온 것만큼이나 여행기도 문학의 한 장르로 발전하여 와 많은 기행문학 작품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우리 민족 역시 음주가무를 태생적으로 즐겨온 것과 함께 여행도 즐겨 해서 적지 않은 기행문학이 전해져 온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여행기는 신라의 승려 혜초가 고대 인도의 오천축국을 답사한 뒤 남긴 왕오천축국전일 것이다. 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프랑스 학자 펠리오에 의해 중국 감숙성 돈황의 천불동에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당시에 쓰여 진 여행기와 현재의 지형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어 놀라움을 더하고 있다.
혜초 이후의 우리나라 해외 여행기는 홍순학의 연행가 등 조선시대 때 사신으로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의 연행록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조선 정조 때의 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한문으로 기록된 기행문학이며 김진형의 북천가, 김인겸의 일동장유가 등은 여행가사이나 넓은 의미의 기행문학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구한말 개화기의 유길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방 기행문인 서유견문록을 남겼다.
서양의 기행문학은 우리의 그것에 비해 훨씬 역사가 길고 종류도 다양하다. 호머의 오디세이는 그 내용의 대부분이 기행문학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도 넓은 의미의 기행문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중세말경에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이븐 바투타의 삼대륙 주유기가 당시로서는 미지의 세계인 동방의 실상을 전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행문학이다. 몽테뉴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라틴 유럽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는 기행문학으로 소위 그랜드 투어를 이끌어 낸 작품들이다. 프랑스 식민 지배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앙드레 지드의 콩고기행에서 보듯 18세기 이후에는 식민지 관찰에 대한 보고가 많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비롯한 유토피아 문학이 지리적으로 먼 이상국을 설정하고 있는 것도 기행문학과 무관치 않다.
중국 당나라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는 기록 중심의 인도 여행기지만 후일 소설 서유기의 바탕이 된 기행문학이다. 송나라의 법현이 쓴 불국기 역시 인도 왕복을 기술한 책이지만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당나라 시인 두보와 이백은 중국의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여정(旅情)을 시에 담아 남겼다.
요즈음 서점에 가면 각종 여행기가 범람하고 있어 여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게 한다. 여행기 한권 써보길 염원했던 필자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 후기를 정리해 출간했더니 여행작가라는 타이틀로 온라인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편으론 어색하면서도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호칭이다.
그렇지만 각 종 여행 블로그에 좋은 글과 사진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줍지 않은 여행기의 출간은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여행기들은 서점의 여행기 코너를 한 달도 지켜내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독자들은 독자들대로 범람하고 있는 여행기 중에 좋은 책을 골라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여행기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말의 성찬이 아닌 진솔한 경험을 책에 담아낼 때만이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