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노마드 7/강박
Author
박 의서
Date
2025-08-26 11:14
Views
46
강박
중학교 입학식이었다. 소년은 오늘을 기해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나라의 훌륭한 일꾼이 되리라 결심했다. 교장 선생님이 입학생들에게 성장한 후 나라의 동량이 되어 달라고 훈시했기 때문이다. 소년은 입학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3년 후 졸업 때의 성적이 입학 때보다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소년이 중학 입학시험에 수석 합격 되었을 때부터 소년을 짓눌러 왔던 것은 졸업 때 역시 반드시 일등으로 나와야 한다는 중압감이었다. 소년은 저녁에 이불 속에서 매일 결심했다. 누군가에게서 일등으로 입학한 놈은 반드시 성적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소년은 일등 졸업은 그만두고라도 공부라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소년이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정환경과 사춘기가 겹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소년은 성적 평가의 토대인 월례고사 한 달을 건너뛰기에 이르렀다. 결국, 수석으로 졸업 관문을 통과하려던 소년의 졸업 성적 순위는 전교 10위였으며 월례고사 평균 점수는 80점이었다. 물론 월례 고사를 한번 거른 평균 점수라서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수석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을지는 의문이다. 졸업 성적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시험에 패스하는 것이었건만 소년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소년은 스스로를 핑계가 많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중학 1학년 시절, 방학한 후 열흘 여 만에 학교에 나갔다.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등교한 이유는 등교일이기도 했지만 담임이 내놓지 않고 있는 장학금을 찾아오기 위해서였다. 아마 이 일이 아니었다면 학교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비는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리는데 소년은 동네 학우들과 등교 길을 재촉했다. 학교에 가니 이미 많은 급우들이 와 있었다. 잠시 머리를 쉬고 나니 담임의 집합 지시가 있어 소년 일행은 한 곳으로 모였다. 이후 청소 구역을 배당받았다. 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소년은 문제의 고민 덩어리인 장학금 얘기를 담임에게 꺼냈다.
“허 참. 그 돈은 생각지 않은 돈이래두.”
담임은 한심하다는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
소년은 입장이 참 난처했다. 아버지는 빨리 돈을 가져오라고 재촉하고 담임은 안 된다고 하니 울화통이 터진다. 두 분 모두 소년의 심정을 몰라주니 소년은 갑갑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는 심정이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중학 입학시험에 수석 합격한 소년에게는 516 장학금으로 만 원이 주어졌다. 당시로서는 거금이었다. 하지만 담임은 그 돈을 자신에게 맡겨 놓으라고 하고 아버지는 그 돈으로 이자를 불려 키워 쓰자는 입장인 것이다.
이후 소년이 상급 학교에 진학했을 때의 일이다.
청년은 담임 집에 부역 나갔다가 밤 열 시에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이 일로 착잡한 심사가 청년의 머릿속을 헝클었다. 장학금을 타는 건 반드시 공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것도 공부니까.‘
청년은 이런 생각으로 자신의 부역을 합리화하고자 했다. 그리고 담임 집 부역은 고된 일이긴 했지만 모처럼 얻어먹는 음식은 진수성찬이었다.
담임 자택 축조에 부역을 나가는 일과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들과의 갈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청년의 심리적 부담도 커졌다. 이로 인해 죽고 싶기까지 한 좌절감. 외로움. 적막함, 탈선하고 싶은 마음. 장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궁핍 이 모든 것들이 중압감이 되어 청년을 괴롭혔다.
중학교 입학식이었다. 소년은 오늘을 기해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나라의 훌륭한 일꾼이 되리라 결심했다. 교장 선생님이 입학생들에게 성장한 후 나라의 동량이 되어 달라고 훈시했기 때문이다. 소년은 입학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3년 후 졸업 때의 성적이 입학 때보다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소년이 중학 입학시험에 수석 합격 되었을 때부터 소년을 짓눌러 왔던 것은 졸업 때 역시 반드시 일등으로 나와야 한다는 중압감이었다. 소년은 저녁에 이불 속에서 매일 결심했다. 누군가에게서 일등으로 입학한 놈은 반드시 성적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소년은 일등 졸업은 그만두고라도 공부라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소년이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정환경과 사춘기가 겹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소년은 성적 평가의 토대인 월례고사 한 달을 건너뛰기에 이르렀다. 결국, 수석으로 졸업 관문을 통과하려던 소년의 졸업 성적 순위는 전교 10위였으며 월례고사 평균 점수는 80점이었다. 물론 월례 고사를 한번 거른 평균 점수라서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수석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을지는 의문이다. 졸업 성적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시험에 패스하는 것이었건만 소년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소년은 스스로를 핑계가 많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중학 1학년 시절, 방학한 후 열흘 여 만에 학교에 나갔다.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등교한 이유는 등교일이기도 했지만 담임이 내놓지 않고 있는 장학금을 찾아오기 위해서였다. 아마 이 일이 아니었다면 학교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비는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리는데 소년은 동네 학우들과 등교 길을 재촉했다. 학교에 가니 이미 많은 급우들이 와 있었다. 잠시 머리를 쉬고 나니 담임의 집합 지시가 있어 소년 일행은 한 곳으로 모였다. 이후 청소 구역을 배당받았다. 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소년은 문제의 고민 덩어리인 장학금 얘기를 담임에게 꺼냈다.
“허 참. 그 돈은 생각지 않은 돈이래두.”
담임은 한심하다는 표정과 말투로 말했다.
소년은 입장이 참 난처했다. 아버지는 빨리 돈을 가져오라고 재촉하고 담임은 안 된다고 하니 울화통이 터진다. 두 분 모두 소년의 심정을 몰라주니 소년은 갑갑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는 심정이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중학 입학시험에 수석 합격한 소년에게는 516 장학금으로 만 원이 주어졌다. 당시로서는 거금이었다. 하지만 담임은 그 돈을 자신에게 맡겨 놓으라고 하고 아버지는 그 돈으로 이자를 불려 키워 쓰자는 입장인 것이다.
이후 소년이 상급 학교에 진학했을 때의 일이다.
청년은 담임 집에 부역 나갔다가 밤 열 시에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이 일로 착잡한 심사가 청년의 머릿속을 헝클었다. 장학금을 타는 건 반드시 공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것도 공부니까.‘
청년은 이런 생각으로 자신의 부역을 합리화하고자 했다. 그리고 담임 집 부역은 고된 일이긴 했지만 모처럼 얻어먹는 음식은 진수성찬이었다.
담임 자택 축조에 부역을 나가는 일과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들과의 갈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청년의 심리적 부담도 커졌다. 이로 인해 죽고 싶기까지 한 좌절감. 외로움. 적막함, 탈선하고 싶은 마음. 장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궁핍 이 모든 것들이 중압감이 되어 청년을 괴롭혔다.
Total Reply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