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사로테에서 돌아온 길,산티아고 여행을 꿈꾼다 2010-12-27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0:37
조회
248
https://www.gtn.co.kr/home/news/news_view.asp?news_seq=43769&s_key=%B9%DA%C0%C7%BC%AD

안식 휴가를 이용해 북아프리카 연안 까나리아군도(Canary Islands)의 란사로테(Lanzarote)섬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길에는 한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떠올랐고, 먼 여행길을 뒤로 하고 되돌아오는 길이 그리 서운하지만은 않았다. 다시 떠날 수 있는 돌아갈 내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여행이라는 것은 집을 떠나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것이란 것과 함께.

 

이번 여행기는 란사로테로부터 시작된다. 란사로테는 마드리드에서 2시간 반 정도의 비행거리에 있는 섬으로 쎄사르 만리케(Cesar Manriche)라는 유명 화가가 섬을 지속 가능하게 개발하고 또 관리하는 캠페인을 벌여 잘 알려진 곳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 간에 걸쳐 가보지 않고도 여러 글과 강연에서 섬 관광지 개발과 연출의 모범 사례로 자주 들먹이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여행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어 벼르고 별렀던 여행지다.

 

드디어 당도했다. 도착해 보니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섬 내 건물의 크기, 색상, 높이 등이 자연 친화적이고 만리케의 예술적 감각이 섬 전체에 묻어 있는 만족스런 여행지였다. 섬 내 건물은 온통 하얀 일색의 지중해풍이고 3층을 넘기는 건물은 섬 전체에서 단 한 개 만 볼 수 있는 정갈하고 아름다운 섬이었다.

 

이곳은 우리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화산 폭발에 의한 마그마로 조성된 섬인데 화산 분출 상태를 온전히 보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어 유명한 섬이기도 하다.

 

이곳 화산지대의 현무암층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뉴욕의 최고급 레스토랑에만 독점 납품되는 최고의 품질과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만리케가 살았던 중산간 지대의 저택은 마치 우리 선조들이 자연과 소통하며 살았던 것을 연상시켰는데 만리케 특유의 미술적 감각이 더해져 우리 조상들보다 한 수 위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리케의 집은 관광명소로 개방돼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란사로테 섬은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아끼는 삶의 터전인 강화도 관광개발의 모델로 삼았으면 하는 곳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기회가 되면 한번 꼭 방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이번 여행에서는 마드리드를 거점으로 해 포르투갈, 남불 등의 농촌관광지를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한편 아내의 관심지인 가톨릭 성지 순례도 겸해 이 지역의 또다른 면모를 살펴봤다.

 

지난주에 포르투갈의 파티마(fatima)성지에 들렀던 길에 리스본도 잠깐 거쳤는데 이 도시 정말 아름다움의 극치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몇 년 전에 들렀던 평양의 도시개발 모델이 이곳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아내의 가톨릭교회 세례명인 벨라뎃다(Bernadette)의 성지 루르드(Lourdes)와 함께 이웃의 보르도(Bordeaux)와 생때밀리옹(Saint-emilion)을 둘러보았다. 두 도시 모두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 산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지만 유서 깊은 중세의 건물과 포도 재배지로서의 독특한 풍경을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으로 지정한 역사, 문화 도시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곳을 어김없이 자랑하고 있다.

 

온 김에 ‘산티아고 가는 길(Santiago de Compostela)도 함께하고 싶었지만 너무 멀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바, 다음기회로 미뤄두고 다음 여행을 꿈꾼다.

 

만약 산티아고를 가본 경험이 있는 독자는 그 감상을 기억해 여행길을 되짚어 보며, 다시 또 돌아온 새해를 감성적으로 맞아보자.

 

<박의서 안양대학교 강화캠퍼스 학장> 2010-12-27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