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불교사찰 탐방기
우리대학 김 교수는 매년 한두 차례 중국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그것도 일반 패키지투어가 아니라 최고의 음식과 좋은 술 그리고 중국 전문가들과 같이 열흘에서 스무날 사이의 기간으로 자유롭게 다니는 맞춤여행이라고 했다. 아! 이건 내가 원하던 중국여행의 로망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 말 떨어지자마자 기회가 되면 끼워달라고 했더니 여름방학을 앞두고 마침내 전화를 주었다. 방학이라고는 하나 학교 보직자가 열흘간이라는 다소 긴 시간을 비우게 되어 학교에는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학교 당국에 해외여행 허가를 득한 후 여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의 허가로 여행 추진을 위한 한 고비는 넘겼다 싶었는데 지난 일 년여 동안 내 안구를 괴롭혀오던 속눈썹말림증 수술 일정이 어렵사리 앞당겨 잡혔다. 수술 일정이 앞당겨 진것까지는 좋았는데 이 게 여행일정과 겹치게 되었다. 다니고 있는 병원 주치의 수술 일정이 당초 일 년 후에 잡혔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수술 일정이 여행 출발 열흘 여 앞으로 당겨진 것이다. 수술 이후 상처가 아물고 최소 열흘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여행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이었지만 주치의에게 떼를 쓰다시피 하여 다소 무리하게 실밥을 제거하기로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여행 출발 당일 미팅 예정시간보다 일찌감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어과 김 교수는 다른 일정으로 중국 상해에 이미 체류 중이어서 열두 명의 일행 중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탓으로 여유 있게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약속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일행으로 보이는 차림의 사람들이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다. 십여 분을 더 기다리다가 안 되겠다 싶어 여행리더인 연세대의 이 교수에게 전화를 하니 내가 엉뚱한 데서 기다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어쩐지 이상하다 싶었지. 당초의 미팅 포인트가 중간에 한번 바뀌었는 데 더블체크를 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덜렁거리는 성격은 언제나 바로 잡혀질려는지.
어쨌거나 공항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건넨다. 대장경연구소의 종림 스님, 건국대 임 교수님, 대구에서 한의원을 경영한다는 한 원장, 강원도의 도의원을 역임한 원정 선생, 덕성여대 철학과의 허 교수, 영남대 류 선생, 그리고 나처럼 이번 여행이 처음 동참이라는 인천의 김 약사와 선박브로커 이 사장.
일행이 모두 모여 체크인을 마친 후 면세점에서 여행 중 일행과 같이 마실 양주 한 병(일행 모두 양주 한 병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와야 한다는 사발통문이 미리 떴었다.)을 구입하여 비행기에 탑승한다. 상해에 내리자마자 곧장 영파를 향해 버스를 달린다. 영파로 가는 길의 항주만대교는 36킬로미터나 되는 다리로 2008년 완공 당시만 해도 세계 최장이었다고 하나 2011년 개통된 중국의 다른 다리에 왕좌를 내주었다고 한다. 상해 지방의 온도는 섭씨 38도를 웃도는데다가 장마와 삼복이 겹쳐 찜통이 따로 없다. 항주와 영파로 가는 길의 상해는 운하와 수로가 많아 물의 도시처럼 보인다. 고속도로 변에 얼기설기 뻗은 고압선은 뻗어가기만 하는 중국 파워의 심벌처럼 기운차다. 고압선 철탑과 빌보드가 서로 경쟁하듯 교차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중국도 우리로 치면 새마을사업이 모두 끝나 시골집들이 모두 콘크리트구조이고 재래식 토담집은 가뭄에 콩 나듯 보인다. 주택개량 사업으로 집장사들이 지은 붕어빵집들이 군대 열병하듯 도열하고 있다. 들판에는 거대한 규모의 비닐하우스들이 즐비하다. 그 덕분에 우리의 밥상이 중국산 천지인 게다. 고속도로 변의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중국공산당성립 90주년’이라는 빨강색 플랑카드가 아니라면 중국이 아직 공산국가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장거리 버스여행의 지루함을 21년산 위스키를 반주삼아 점심을 대신하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양주가 17년산에서 21년산으로 인플레이션 되었다. 양주의 원래 고향인 서양에서는 6년산이나 마시고 12년산이면 프리이엄으로 존대 받고 있는데 지나쳐도 크게 지나친 우리의 술문화의 인플레이션이다. 덕성여대 중국철학과 허 교수는 이번 중국여행이 그룹과 하는 아홉 번째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했다고 했는데 여행 기간이 모두 140일이나 된단다. 우리의 투어가이드 연세대 이 교수는 중국 여행 상식을 퀴즈로 재미있게 채워준다. 중국의 7개광역시, 22개성, 4개 직할시, 5개자치구, 2개 특별행정구와 34개 광역자치단체를 모두 퀴즈로 풀어준다. 일행의 평균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기는데도 대부분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으로 무장하고 있다. 역시 앞서가고 있는 그룹이다.
이번 여행코스는 중국의 4대 불교 성지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낙가산 보타사, 아유광사, 회계산, 삼청산, 용호산, 여산과 그 산들이 품고 있는 도교사찰, 서원 그리고 사당들을 둘러보는 여정이다.
낙가산 보타산으로 가는 배는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참배객들로 만석이다. 낭랑한 찬불가와 함께 페리타고 가는 분위기가 강화도의 석모도 보문사행 페리를 생각나게 한다. 배에 오르니 ‘옴마니배타공’을 반복하는 불경의 운율이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 불경 운율과 목탁리듬이 손가락을 절로 움직이게 한다. 몇 해 전 브루나이 여행 시 비행기 안에서 들려주던 이슬람 경전의 편안함이 생각난다. 종교는 모두 같은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지. 그러나 배안 옆자리의 종림 스님의 우수와 주름살 깊이는 더욱 깊어져만 가는 모습이다. 덧없는 세월. 어느 날 툇마루에 신발 한 켤레 남겨두고 홀연히 떠나는 게 인생이다. 그래도 페리 승무원은 찬불가가 담긴 DVD와 보타사에서 피울 향을 팔기 위해 비좁은 배안을 끊임없이 오간다.
to be continued....
보타산/관음보살 성전
관음보살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
불교도들의 참배
1보1배 수행
남해관음상 동 톤으로 조성
점심으로 배를 타고 낙가산으로 이동하였으나 기운이 쇠하여 계단을 오르지 못함
체력관리가 절실함
몸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농사는 짓는 대로 인생은 본인하기 나름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중국인들의 불심 표현 : 향 3대를 피움/부처님, 가르침, 스님
짐을 가볍게 하고 식탐은 줄여야 함
모든 게 욕심이고 과욕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기
순명, 모든 게 뜻대로만 되는 게 아니다.
낙가명산 보타산
2000명의 한국 불자 탐방
점안식 401nsdml 기적
어린이는 왜 공격적일까?
부자지간은 라이벌이다?
아소가왕
아유광사 아유광탑
한국의 3대 이바구/예수시리즈/다섯 손가락/황석영
영파시 서고
소흥
소흥주
노신의 집
란정
애정명원
회계산
우왕의 묘
천도호
중국인 가이드의 뻔한 거짓말
요트 빌려 유람
삼청산
황산에서 새로운 고속도로로 2시간 거리
비슷한 분위기 산
모처럼 비와 우비
도시락
삼청산호텔 컴퓨터에 유에스비 두고 옮
일행 모두에게 로망아프리카 선물
한다리 걸치면 아는 사람들
차동영과 유 의원
조현관과 편 대장
매일 좋은 술과 좋은 중국음식으로 포식
옥산에서는 야시장에서 꼬치구이 저녁 시원한 바람에 맥주
용호산 풍장 바위
도교발원지 천사부
더위로 이동이 어려움
건국대 임 교수는 여러 날 째 몸살과 배탈로 고생
정로환과 일제 소화제 제공
관광도시 잉탄에서 숙박
호텔에서 근사한 저녁 후 쉼
아침 아홉시 여산으로 출발
여산은 백거이의 시로 유명한 곳
모택동 별장 등이 있을 정도로 환경과 공기가 뛰어난 곳이다.
숲속의 호텔에서 1박을 하니 심신이 가벼워 진 느낌이다.
백록서원은 주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곳이다.
횐 사슴이 주자를 사람처럼 따른 데서 유래한 이름이란다.
아호와 자호
호를 받은 자와 못 받은 자
침대칸 열차편으로 구강에서 북경으로 이동
북경 일정은 자유다. 연대 동문으로 구성된 일행은 그렇게 뭉치고 제자가 있는 건국대 임 교수는 제자들과 어울리고 여자 두명은 또 그렇게 어울리고..
연세대 연피아들과 해당화라는 북한 냉면집에 들러 가재미회, 함흥순대를 놓고 맥주를 반주하여 냉면으로 점심. 덕성여대의 허 교수가 밥값을 계산. 얻어먹는 건 불편해서 이후 소화가 되지 않는다.
원정 선생과 편대장과 함께 동인당 본점에서 청심환과 사향 파스를 구입한 후 유리창이라는 거리 투어. 이곳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도 나오는 곳이란다. 인근에 사신이 묵던 숙소가 있던 탓이고 책과 지필묵 등을 살 수 있던 곳이란다.
날은 무덥고 속은 더부룩하고...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종림 스님 일행을 마주쳤다. 어찌나 반갑던지. 가게 몇 곳을 더 둘러보고 퓨전 중국 음식점으로 옮겨 바다가재인지 민물가재인지를 시켜 저녁을 먹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남겨놓고 마사지 집으로 경락 마사지를 받았지만 90분 내내 코를 골며 자더란다. 옆자리의 원정선생은 사타구니 자극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데....
새벽 1시나 되어 호텔에 들어와 곧바로 골아떨어진다.
중국은 일취월장이라고 해야 할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물가다.
화장실과 환경도 변하고 위생관념도 많이 높아졌다.
여행도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제 심신이 피곤한 해외여행은 접고 국내에서 즐겨야 할 것 같다. 같은 비용이면 훨씬 더 즐길 수도 있고 체력 소모도 덜 하고.
공항 출발하기 전에 호텔인근 수퍼에서 고량주 몇 병사서 짐을 챙긴 후 택시로 해당화 북한 냉면집에 또 들러 냉면 먹고 공항으로 이동
아시아의 공항 시설은 미국과 유럽의 그것들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집이 그리워진다. 여독도 여독이지만 간난 아기 손주, 겸이가 보고 싶은 탓이다.
이번 중국여행은 중국전문가들과의 동행이라 의미가 크다.
대장경 권위의 종림 스님, 한학의 권위 임 선생, 불교철학의 허 교수, 한 구라 하는 한 원장
아끼던 고어텍스 모자 잃은 게 많이 아쉽지만 잃어버린 사람을 탓해 무었하랴. 잃은 것은 나와 연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깔끔하게 잊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