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5일의 방콕 골프 투어
작성자
박 의서
작성일
2023-02-18 20:19
조회
201
이달 말 은퇴를 앞두신 선배 교수님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골프투어를 다녀왔다. 어깨도 안 좋아 침술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고 임플란트 치료를 위해 스티치를 제거하지도 못한 상황이었지만 거절하기도 어려워 급하게
합류하게 되었다.
한 시간 반여의 자동차 운행거리에 위치한 방콕 외곽의 로얄골프클럽은 기대보다는 관리가 허술한 골프장이었다. 안양캠퍼스 학생 여섯 명이 실습하고 있고 역시 안양대 졸업생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라 기대가 컸었건만.
18홀 규모의 로얄컨트리클럽은 그러나 평생회비 천만 원으로 마음껏 골프를 즐기기에는 그만인 곳이다. 숙식과 그린피는 평생회비에 포함되어 있고 매 라운딩마다 전동카트와 캐디피로 천 바트, 즉 우리 돈 3만원이면 아무런 제한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은 첫날 27홀 그리고 둘째 날과 셋째 날은 각각 45홀을 도는 기염을 토했다.(그러나 체력이 부친 박아무개는 매일 27홀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조건이라면 장기 투숙객들의 연습 라운딩으로는 최상의 컨디션을 제공하고 있는 골프장이다.
마지막 날 오후, 일행은 45홀을 라운딩하고 있지만 27홀만을 소화한 나는 클럽하우스의 발마사지를 찾았다. 실습 학생들에게 최고의 마사지를 추천받았는데 놀라운 것은 마사지 아주머니가 마사지 시작 전에 진지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호랑이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었지. 그래! 자기가 하는 일에 성심껏 최선을 다하는 게 자기 보람이지. 나중에 실습생에게 전해들은 얘기로는 마사지 과정에 손님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부처님께 매번 올리는 것이란다. 왜 사람들이 태국 여행을 좋아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마지막 날 공항 행 왜건에 다시 몸을 실으니 지난 3박5일이 하룻밤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도착하는 날, 일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닌 것 같은 실습 학생들의 근무 태도에 거부감을 느꼈던 일행은 떠나는 우릴 배웅하고 있는 태국 문화에 동화되어 잘 적응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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